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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너스: 피와 음악, 죄인들의 블루스

by momgazine 2025.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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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미시시피 델타의 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악기처럼 진동하고, 죄를 품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한 곡의 블루스처럼 퍼진다. 영화 〈씨너스: 죄인들〉은 그 세계 한가운데서 ‘음악’과 ‘죄의식’ 그리고 ‘악마적인 존재’가 어떻게 뒤섞일 수 있는지를 잔혹하게, 동시에 황홀하게 보여준다.

마이클 B. 조던이 1인 2역으로 연기한 ‘스모크’와 ‘스택’ 형제를 필두로, 한밤의 주점에서 벌어진 이 악몽 같은 이야기는 단순한 뱀파이어 호러가 아니다. 이 영화는 음악, 정체성, 인종, 그리고 선택의 대가에 관한 이야기다.

씨너스 영화의 포스트사진
영화 씨너스:죄인들

“그날 밤, 우리는 악을 깨웠다”

이야기의 출발점은 간단하다. 전직 갱스터였던 쌍둥이 형제가 고향 미시시피로 돌아와 주점을 열기로 한다. 파란색 모자를 쓴 냉철한 ‘스모크’와, 빨간 모자의 경박한 ‘스택’. 그들은 다시는 피를 보지 않기로 다짐했지만, 화려한 오프닝 파티가 열린 그날 밤, 뜻밖의 방문객 ‘레믹’이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장르를 완전히 바꾼다.

레믹은 뱀파이어다. 그러나 일반적인 흡혈귀와는 다르다. 그는 평등주의자이자 음악을 숭배하는 이방 신의 사도다. 그의 목적은 단 하나, 천재적인 뮤지션 새미를 영원한 동료로 만드는 것. 그리고 이 거래에서 남은 사람은, 오직 죄뿐이다.

음악, 시대, 정체성이 뒤섞인 주크 조인트

영화의 배경은 단순한 시골 술집이 아니다. 이곳은 시간과 공간, 인종과 음악이 겹치는 초현실적 공간으로 진화한다. 새미가 블루스를 부르면, 미래의 DJ와 과거의 주술사, 노예 시대의 선조들과 뮤지션이 한 무대에 등장한다.

이러한 연출은 단순한 스타일의 과시가 아니다. 이것은 흑인 정체성의 회복이며, 동시에 뱀파이어로 상징되는 외부적 억압에 대한 저항이다. 음악은 이 영화에서 칼보다 강하다. 새미의 노래는 레믹조차 동요시킬 정도로 강력한 힘을 지닌다.

하지만 영화는 낭만에만 머물지 않는다. 새미는 사랑과 유혹 사이, 생존과 타락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인물이다. 그가 ‘선택당할 자’인지, 아니면 ‘스스로 선택하는 자’인지는 마지막까지 관객의 손에 달려 있다.

종교, 인종, 그리고 뱀파이어: 악은 누구인가?

〈씨너스〉의 진짜 공포는 뱀파이어가 아니다. 진짜 공포는 무지와 편견 속에서 뱀파이어보다 더 쉽게 폭력에 동조하는 인간들이다. 백인 농장주, KKK단, 그리고 악을 인식조차 못한 채 이용당하는 사람들. 영화는 이들을 통해 “악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한편, 후두교 주술사인 스모크의 아내 ‘애니’, 그리고 이방인으로 상징되는 중국계 상점 주인 ‘보 차우’ 가족의 존재는, 이 영화가 단지 흑백의 갈등을 넘어서 소외된 모든 존재에 대한 이야기임을 암시한다. 모든 이방인은 죄인인가? 아니면, 죄를 뒤집어쓴 희생자인가?

레믹, 그를 단순한 괴물로 볼 수 있을까?

레믹은 단순한 흡혈귀가 아니다. 그는 무서운 존재이지만, 동시에 슬프고 인간적인 괴물이다. 그는 사람들의 죄를 지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죄를 감싸 안고 ‘해방’이라 부른다. 그의 눈에 보이는 것은 인간의 이기심, 탐욕, 두려움뿐이다.

그렇기에 이 영화의 갈등은 단순한 선과 악이 아니다. 무엇이 인간이고, 무엇이 괴물인가? 이 질문은 스모크, 스택, 새미, 그리고 레믹까지 포함된 모두에게 던져진다.

마무리: 씨너스, 우리는 모두 죄인일 수 있다

〈씨너스〉는 장르를 뛰어넘는 작품이다. 갱스터 영화로 시작해 뱀파이어 호러로 전개되며, 결국에는 정체성과 음악을 통해 인간 본성에 다가선다. 뮤지션으로 살기 위한 새미의 선택, 괴물이 아닌 인간으로 살고자 했던 스모크, 그리고 시대를 넘나드는 블루스의 힘.

이 작품은 말한다. “우리는 모두 죄인이며, 구원을 원한다.” 그리고 그 구원은 칼이나 피가 아닌, 노래 한 곡에 담길 수도 있다고.


추천 대상

  • 장르 혼합형 영화, 겟 아웃, 러빙 빈센트 같은 독특한 감성의 작품을 좋아하는 분
  • 흑인 문화, 블루스, 인종 정체성 문제에 관심 있는 분
  • 전형적인 뱀파이어물이 지겨운 관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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