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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브로드: 사랑의 끝, 생존의 시작

by momgazine 2025.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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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이 사라졌다. 낯선 나라에서, 흔적도 없이.”
영화 〈어브로드〉는 단순한 실종 사건이 아니다. 이 이야기는 사랑의 절정에서 미끄러져 내린 한 남자의 절박한 추적이며, 동시에 신뢰와 진실 사이의 아슬아슬한 균열을 보여주는 현실적 스릴러다.

영화는 여행이라는 달콤한 시작에서 출발하지만, 곧 극한의 공포와 심리적 압박으로 관객을 이끈다. 낯선 곳, 낯선 언어, 그리고 나조차도 믿지 않는 타인들의 시선 속에서, 남겨진 한 사람의 ‘사랑’은 생존의 이유가 된다.

AI로 만들어본 4K 사진
4K 리얼리스틱

첫날, 그녀가 사라졌다

모든 것은 단순한 여행이었다. 오로라를 보기 위해 미국 북부로 향한 연인 태민과 민지. 익숙하지 않은 공항, 낯선 거리, 여행 첫날의 피곤함 속에 잠깐 눈을 돌린 사이, 민지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경찰은 신속히 태민을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주위 사람들의 시선은 그에게 의심을 쏟아낸다. 통역도, 변호도 제대로 구하지 못한 채,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쉽게 주홍글씨가 새겨지는 태민. 관객들은 그와 함께 억울함과 두려움을 체험하게 된다.

미로 같은 도심, 타인의 나라에서 살아남기

이 작품의 백미는 ‘로케이션’이다. 대부분의 촬영은 미국 미네소타에서 진행됐고, 그 풍경은 낯설고 차가우며 위압적이다. 차가운 눈길과 언어 장벽, 어설픈 문화 적응 속에 태민은 자신에게 가장 익숙했던 사람이자 유일한 안전지대였던 민지를 되찾기 위해 직접 나선다.

하지만 영화는 태민의 추적을 단순한 액션이나 스릴러의 구조로 소비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의 심리 상태를 세밀하게 따라가며, 누군가를 믿을 수 없는 불안과 자신조차 놓치는 단서 사이에서 갈피를 잃는 인물의 흔들림을 정직하게 보여준다.

WANT: K팝이 만든 외국 감독의 헌정

이 영화의 독특한 포인트 중 하나는 주인공 태민의 이름이다. 이는 SHINee의 태민을 향한 감독 지오바니 푸무의 오마주이자, 동시에 이 영화가 한국 문화에 얼마나 깊이 영향을 받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치다.

OST로 사용된 태민의 솔로곡 'WANT'는 영화의 감정선을 견인하는 중요한 장면에서 사용된다. 곡이 주는 묘한 긴장감, 욕망과 집착 사이의 감정선은 태민이 민지를 향해 갖는 감정과 정확히 맞물린다.

이는 단지 음악적 선택이 아니라, 감독이 K-팝 팬으로서 느낀 감정과 서사를 시네마로 옮긴 결과물이라고도 볼 수 있다. 영화의 제목인 ‘어브로드(Abroad)’도 그런 감정적 거리감과 동경을 모두 담고 있는 이중적 의미를 지닌다.

사랑이 증거가 될 수 있을까?

〈어브로드〉는 ‘실종’이라는 외형을 가진 영화지만, 그 이면에는 “내가 사랑한 사람이 정말 나를 사랑했는가”라는 질문이 숨어 있다. 우리는 종종 관계의 끝에서야 상대의 마음을 진짜로 마주하게 된다. 그게 고통일지라도 말이다.

태민은 민지를 찾는 과정에서 그녀에 대해 몰랐던 사실들을 알게 된다. 반대로, 관객 역시 태민을 완전히 믿어야 할지, 그에게도 감춰진 진실이 있는 건 아닌지 계속해서 의심하게 된다. 이 영화는 관객을 철저히 심리게임에 끌어들인다.

마무리: 누가 그녀를 데려갔는가, 아니면...

〈어브로드〉는 단순한 실종극이 아니다. 이 영화는 사랑이라는 이름의 맹목과, 타국이라는 공간의 고립감을 교차시켜 만든 감정적 스릴러다. 끝까지 진실이 드러나지 않으며, 그것이 곧 이 영화의 주제다.

관객은 결국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믿음은 진실의 증거가 될 수 있을까?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만으로, 우리는 무고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 영화,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 심리 서스펜스를 좋아하는 분
  • K팝과 시네마의 교차 지점이 궁금한 분
  • 단순한 결말보다 여운 있는 서사를 좋아하는 분

#어브로드영화 #한국인감독외국영화 #태민WANT #실종스릴러 #심리극추천 #오로라실종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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