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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멸망 후, 침팬지 제국의 운명은? 킹덤 오브 더 플래닛 오브 더 에이프 리뷰

by momgazine 2025.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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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 오브 더 플래닛 오브 더 에이프는 전작 이후 수백 년이 지난 세계에서, 지배 계층이 된 유인원들의 정치와 생존, 인간과의 충돌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시리즈를 이어온 철학적 질문들과 스펙터클한 연출이 균형 있게 어우러져, 팬들에게는 더없이 매혹적인 후속작이 된다. 이번 리뷰에서는 이 영화의 세계관, 캐릭터 서사, 그리고 인간성에 대한 통찰을 깊이 있게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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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자와 피지배자의 경계, 그 너머로

킹덤 오브 더 플래닛 오브 더 에이프는 <플래닛 오브 더 에이프> 시리즈의 세계관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중요한 지점에 서 있는 작품이다. 본작은 시저 사후 약 300년이 흐른 시점을 배경으로 하며, 지능화된 유인원들이 각자의 왕국을 형성하고 인간은 야생에 가까운 존재로 전락한 설정에서 출발한다. 영화는 진화한 침팬지 '노아'를 중심으로 전개되며, 평화로운 생태계 속에서도 내부 갈등과 외부 위협이 심화되는 사회의 균열을 섬세하게 묘사한다. 전작들과 비교해볼 때, 이번 시리즈는 물리적인 전쟁보다는 유인원 사회 내부의 정치적 긴장과 인간과의 복잡한 관계, 그리고 무엇이 진정한 ‘문명’인가에 대한 질문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주인공 노아가 우연히 마주친 인간 여성 ‘메이’를 통해 느끼는 감정의 변화는, 단순한 종간의 대립을 넘어선 깊은 서사를 만들어낸다. 감독 웨스 볼은 스펙터클한 액션보다는 유기적인 전개와 정제된 연출을 택했고, 이는 기존 팬들에게는 새로운 몰입감을 선사하면서도 철학적 깊이를 잃지 않는 균형감을 이룬다. 이 영화는 인간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 유인원의 눈으로 본 ‘인류의 유산’을 조명한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고 도전적인 작품이다.

침팬지의 왕국, 문명은 어디로 향하는가?

영화는 크게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첫째, 유인원 왕국 내 권력 투쟁과 통제. 둘째, 인간과 유인원 사이의 긴장감 있는 만남. 셋째, 문명의 본질과 정의에 대한 성찰이다. 주인공 노아는 평화롭게 살아가던 부족이 공격당하면서 여정을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그는 점차 ‘힘’과 ‘지식’의 상징으로 대립하는 두 세력을 마주하게 되고, 결국 스스로 어떤 존재가 될지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선다. 영화는 단순한 액션보다는 선택의 순간들을 통해 캐릭터를 성장시키며 관객에게 메시지를 던진다. 눈여겨볼 점은 CG와 모션캡처의 진화다. 앤디 서키스 이후, 유인원 캐릭터의 감정 표현은 실로 놀라울 정도로 섬세해졌고, 이는 서사의 감정선을 한층 극대화시킨다. 또한 인간과 유인원의 관계 설정은 단순한 적대 구도를 넘어서, 동등한 존재로서의 가능성을 탐색하며 극적인 깊이를 더한다. ‘문명’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 이 영화는 오히려 ‘야만’이 어디에 존재하는지를 되묻게 한다. 인간은 진짜 퇴보했는가, 혹은 진보를 가장한 파괴를 반복하고 있는 것일까? 이 질문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관객의 뇌리에 오래 남는다.

다음 세대를 위한 경고이자 위로

킹덤 오브 더 플래닛 오브 더 에이프는 단순히 프랜차이즈의 연장선에 머무르지 않는다. 오히려 새로운 시대적 시선을 제시하며, ‘누가 세상을 이끌어야 하는가’라는 보편적 질문을 던진다. 인간이 중심이 아닌 세계에서, 그 중심은 지혜를 지닌 타 종(種)에게 옮겨간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지배, 착취, 욕망이 되풀이된다면 과연 그것은 새로운 희망인가, 또 다른 종말인가. 결국 이 영화는 우리에게 인간성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왕국’은 외부의 형식이 아니라 내부의 품격에서 비롯됨을, ‘지배’는 힘이 아니라 공존의 책임임을 말이다. 스펙터클한 액션 속에 숨겨진 철학과 감정, 그리고 여운까지. 이 영화는 단순한 SF가 아니라, 우리 사회와 개인의 미래를 투영한 깊이 있는 거울이다. 앞으로 이어질 후속작이 어떤 진화를 보여줄지 기대하게 만드는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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