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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메리호: 유령보다 무서운 진실 “이 배에서 아무도 나갈 수 없다.”이 문장은 영화 〈퀸메리호: 저주받은 항해〉의 공포를 가장 잘 압축한 대사다. 단순한 유령선 영화라 생각하고 봤다면, 이 영화가 던지는 공포는 그보다 훨씬 깊고 질기다. 이 작품은 역사적 공간을 배경으로 한 폐쇄형 스릴러이자, 과거의 저주와 현재의 비극이 엉켜버린 심리적 고립감을 치밀하게 연출한다.관객은 처음부터 '언제 나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지만, 끝까지 정답은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그게 이 영화가 주는 가장 오싹한 메시지이기도 하다.전설의 유령선, ‘퀸메리호’에 발을 들이다퀸메리호는 실존하는 유람선이다. 1936년부터 1967년까지 실제로 항해했던 이 배는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에 정박 중이며, 전 세계에서 가장 유령이 많이 출몰하는 선박으로 유명하다. 영.. 2025. 6. 12.
어브로드: 사랑의 끝, 생존의 시작 “사랑하는 사람이 사라졌다. 낯선 나라에서, 흔적도 없이.”영화 〈어브로드〉는 단순한 실종 사건이 아니다. 이 이야기는 사랑의 절정에서 미끄러져 내린 한 남자의 절박한 추적이며, 동시에 신뢰와 진실 사이의 아슬아슬한 균열을 보여주는 현실적 스릴러다.영화는 여행이라는 달콤한 시작에서 출발하지만, 곧 극한의 공포와 심리적 압박으로 관객을 이끈다. 낯선 곳, 낯선 언어, 그리고 나조차도 믿지 않는 타인들의 시선 속에서, 남겨진 한 사람의 ‘사랑’은 생존의 이유가 된다.첫날, 그녀가 사라졌다모든 것은 단순한 여행이었다. 오로라를 보기 위해 미국 북부로 향한 연인 태민과 민지. 익숙하지 않은 공항, 낯선 거리, 여행 첫날의 피곤함 속에 잠깐 눈을 돌린 사이, 민지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경찰은 신속히 태민을 용의.. 2025. 6. 11.
씨너스: 피와 음악, 죄인들의 블루스 1930년대 미시시피 델타의 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악기처럼 진동하고, 죄를 품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한 곡의 블루스처럼 퍼진다. 영화 〈씨너스: 죄인들〉은 그 세계 한가운데서 ‘음악’과 ‘죄의식’ 그리고 ‘악마적인 존재’가 어떻게 뒤섞일 수 있는지를 잔혹하게, 동시에 황홀하게 보여준다.마이클 B. 조던이 1인 2역으로 연기한 ‘스모크’와 ‘스택’ 형제를 필두로, 한밤의 주점에서 벌어진 이 악몽 같은 이야기는 단순한 뱀파이어 호러가 아니다. 이 영화는 음악, 정체성, 인종, 그리고 선택의 대가에 관한 이야기다.“그날 밤, 우리는 악을 깨웠다”이야기의 출발점은 간단하다. 전직 갱스터였던 쌍둥이 형제가 고향 미시시피로 돌아와 주점을 열기로 한다. 파란색 모자를 쓴 냉철한 ‘스모크’와, 빨간 모자의 경박한 ‘스.. 2025. 6. 11.
집 안에 숨겨진 진짜 악몽 <영화 BRING HER BACK> “비밀 하나 알려줄게, 너희가 이 집에 온 이유.” 한 문장으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단순한 유령 이야기도, 전형적인 가족극도 아니다. 〈BRING HER BACK〉은 사랑과 상실, 애착과 공포가 얽힌 감정의 미로 속에서 관객을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파괴해 나간다. 필리푸 형제가 만든 이 집은 단순히 무서운 장소가 아니라, 슬픔과 분노, 불신이 서서히 증식하는 ‘정서적 폐허’다.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숨겨진 이질감아빠의 죽음 이후, 새엄마 로라(샐리 호킨스)에게 입양된 남매 앤디와 파이퍼. 처음에는 따뜻한 보금자리처럼 보였던 그 집은, 시간이 갈수록 균열이 생긴다. 로라는 남매 사이를 교묘하게 갈라놓으며 점점 그들 사이에 의심을 심어 넣는다. 그리고 집 안 곳곳에서 발견되는 알 수 없는 의식의 흔적, 차.. 2025. 6. 11.
<영화 하이파이브>, 장기기증으로 연결된 초능력자 초능력자들이 세계를 구하는 이야기? 이제는 그 설정도 식상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영화 ‘하이파이브’는 그 시작을 ‘장기기증’으로부터 끌어오며 다소 기묘하고 신선한 영웅담을 선보인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다섯 명의 인물들이 하나의 기적적인 사건을 통해 능력을 얻게 되고, 그들을 위협하는 절대자에 맞서 우왕좌왕하면서도 조금씩 성장해 나간다.평범한 다섯 사람, 비범한 능력을 얻다영화는 괴상하게도, 강철 피부를 가진 정체불명의 시신에서 장기를 적출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 장기들은 우연히 다섯 명의 인물에게 이식되며, 각기 다른 초능력을 가져다준다. 태권소녀 ‘완서’는 심장을 이식받아 괴력을 갖게 되고, 폐를 이식받은 작가지망생 ‘지성’은 초인적인 폐활량을 얻는다. 신장을 이식받은 ‘선녀’는 능.. 2025. 6. 11.
권력의 민낯, ‘신명’이 드러낸 진짜 얼굴 <영화 신명> 성형, 주술, 신분 위조, 그리고 대통령 관저의 괴성까지. 영화 ‘신명’은 단순한 정치 풍자극을 넘어, 한 여인의 욕망이 어떻게 한 나라의 권력과 맞닿는지를 집요하게 추적한다. 현실에서 모티브를 얻은 듯한 강렬한 설정과 상징으로, 이 작품은 허구와 사실의 경계를 위태롭게 넘나든다. 그리고 그 불편함은 오히려 이 작품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다.한 여인의 비밀, 권력을 향한 파격의 행보윤지희(김규리)는 어릴 적 분신사바를 계기로 주술에 심취한다. 이후 남자를 이용해 원하는 것을 얻는 법을 깨닫고, 성형과 신분 위조를 통해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간다. 그녀의 욕망은 점점 커지고, 마침내 대한민국을 손에 넣겠다는 광기의 목표에 다다른다.그녀는 필요하다면 목숨조차 앗아갈 수 있는 인물로, 사람들을 ‘주술’과 ‘거.. 2025.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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