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와 명예, 그 어떤 것도 갖지 못했지만 누구보다 삶을 사랑했던 남자, ‘귀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한 남자의 유쾌한 재치와 끝없는 사랑이, 얼마나 위대한 힘을 지닐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인류애 가득한 걸작입니다.1999년 개봉 이후 25년 만에 2025년 6월 11일 재개봉을 맞이한 이 영화는, 단순한 전쟁영화도, 희생 이야기만도 아닙니다. 그보다는 차라리, 절망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법, 그리고 어떻게 사랑으로 누군가를 지킬 수 있는지를 말하는 동화 같은 이야기입니다.운명처럼 찾아온 사랑, 그리고 시련영화의 전반부는 마치 낭만 코미디처럼 흘러갑니다. 귀도는 매일같이 도라에게 장난스럽게 구애를 보내고, 그 유쾌함은 보는 이의 입꼬리를 자연스럽게 올려줍니다. 운명 같은 인연은 결국 사랑으로..

바이러스 공포영화의 바이블로 꼽히는 〈28일 후〉와 〈28주 후〉의 세계관을 잇는 신작, 〈28년〉이 마침내 돌아왔다. 전작들이 "생존"에 방점을 찍었다면, 이번 이야기는 "진화"라는 개념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전염 이후의 세계는 더 이상 인간 중심이 아니며, 새로운 질서와 종(種)의 개념마저 다시 쓰여야 하는 지점에 다다른다.〈28년〉은 단순히 팬서비스용 속편이 아니라, 팬데믹 이후의 세대가 마주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철학적 질문을 정면으로 건드린다.바이러스 이후 10,228일, 세상은 어떻게 진화했는가영화는 바이러스가 처음 유출된 후 28년이 흐른 시점을 배경으로 한다. 인류는 '홀리 아일랜드'라는 작은 섬에서 격리된 공동체로 살아가고 있고, 본토는 사실상 괴물의 땅이 되어버렸다.이곳에서 태어나 한..

“이 배에서 아무도 나갈 수 없다.”이 문장은 영화 〈퀸메리호: 저주받은 항해〉의 공포를 가장 잘 압축한 대사다. 단순한 유령선 영화라 생각하고 봤다면, 이 영화가 던지는 공포는 그보다 훨씬 깊고 질기다. 이 작품은 역사적 공간을 배경으로 한 폐쇄형 스릴러이자, 과거의 저주와 현재의 비극이 엉켜버린 심리적 고립감을 치밀하게 연출한다.관객은 처음부터 '언제 나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지만, 끝까지 정답은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그게 이 영화가 주는 가장 오싹한 메시지이기도 하다.전설의 유령선, ‘퀸메리호’에 발을 들이다퀸메리호는 실존하는 유람선이다. 1936년부터 1967년까지 실제로 항해했던 이 배는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에 정박 중이며, 전 세계에서 가장 유령이 많이 출몰하는 선박으로 유명하다. 영..

“사랑하는 사람이 사라졌다. 낯선 나라에서, 흔적도 없이.”영화 〈어브로드〉는 단순한 실종 사건이 아니다. 이 이야기는 사랑의 절정에서 미끄러져 내린 한 남자의 절박한 추적이며, 동시에 신뢰와 진실 사이의 아슬아슬한 균열을 보여주는 현실적 스릴러다.영화는 여행이라는 달콤한 시작에서 출발하지만, 곧 극한의 공포와 심리적 압박으로 관객을 이끈다. 낯선 곳, 낯선 언어, 그리고 나조차도 믿지 않는 타인들의 시선 속에서, 남겨진 한 사람의 ‘사랑’은 생존의 이유가 된다.첫날, 그녀가 사라졌다모든 것은 단순한 여행이었다. 오로라를 보기 위해 미국 북부로 향한 연인 태민과 민지. 익숙하지 않은 공항, 낯선 거리, 여행 첫날의 피곤함 속에 잠깐 눈을 돌린 사이, 민지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경찰은 신속히 태민을 용의..

1930년대 미시시피 델타의 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악기처럼 진동하고, 죄를 품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한 곡의 블루스처럼 퍼진다. 영화 〈씨너스: 죄인들〉은 그 세계 한가운데서 ‘음악’과 ‘죄의식’ 그리고 ‘악마적인 존재’가 어떻게 뒤섞일 수 있는지를 잔혹하게, 동시에 황홀하게 보여준다.마이클 B. 조던이 1인 2역으로 연기한 ‘스모크’와 ‘스택’ 형제를 필두로, 한밤의 주점에서 벌어진 이 악몽 같은 이야기는 단순한 뱀파이어 호러가 아니다. 이 영화는 음악, 정체성, 인종, 그리고 선택의 대가에 관한 이야기다.“그날 밤, 우리는 악을 깨웠다”이야기의 출발점은 간단하다. 전직 갱스터였던 쌍둥이 형제가 고향 미시시피로 돌아와 주점을 열기로 한다. 파란색 모자를 쓴 냉철한 ‘스모크’와, 빨간 모자의 경박한 ‘스..

“비밀 하나 알려줄게, 너희가 이 집에 온 이유.” 한 문장으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단순한 유령 이야기도, 전형적인 가족극도 아니다. 〈BRING HER BACK〉은 사랑과 상실, 애착과 공포가 얽힌 감정의 미로 속에서 관객을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파괴해 나간다. 필리푸 형제가 만든 이 집은 단순히 무서운 장소가 아니라, 슬픔과 분노, 불신이 서서히 증식하는 ‘정서적 폐허’다.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숨겨진 이질감아빠의 죽음 이후, 새엄마 로라(샐리 호킨스)에게 입양된 남매 앤디와 파이퍼. 처음에는 따뜻한 보금자리처럼 보였던 그 집은, 시간이 갈수록 균열이 생긴다. 로라는 남매 사이를 교묘하게 갈라놓으며 점점 그들 사이에 의심을 심어 넣는다. 그리고 집 안 곳곳에서 발견되는 알 수 없는 의식의 흔적,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