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을 믿는 자, 믿지 못하는 자, 그리고 인간을 이용하는 자.”영화 〈악의 도시〉는 이 세 가지 부류의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심리전의 끝자락을 치밀하게 그려낸 스릴러입니다. 누군가를 믿는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그리고 ‘선함’이 약점이 되는 순간이 얼마나 순식간에 찾아오는지를 보여주는 이 작품은 불편하지만 눈을 뗄 수 없는 심리극이자, 현대 사회를 비추는 거울 같은 영화입니다.“사람을 믿는 게 죄가 될 수 있을까?” - 착한 사람이 무너지는 구조주인공 ‘유정’은 유명한 스타 강사입니다. 사람을 쉽게 믿고, 늘 긍정적인 말로 주변을 밝히는 그런 사람. 그러던 어느 날, 매너 좋고 사교적인 사업가 ‘선희’를 만나게 됩니다. 호감 어린 대화, 좋은 인상, 부담스럽지 않은 접근. 겉보기에는 전혀 ..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평범한 하루조차도 특별하게 만들어버리는 일이다. 영화 〈366일〉은 바로 그런 이야기다. 365일이 부족할 만큼 사랑했던 두 사람, 그리고 한 사람은 남고, 한 사람은 떠나야 했던 이별의 순간 이후에도 끝나지 않았던 사랑의 기억.아련하게 흐르는 음악, 수줍은 미소, 그리고 미니디스크 한 장. 이 영화는 말보다 더 깊이 전해지는 감정이 존재한다는 걸,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알려준다.같은 노래를 좋아했던 우리, 그게 시작이었다2003년, 오키나와. 운명처럼 좋아하는 밴드가 같았고, 그 공통점은 곧 사랑으로 이어졌다. 미우와 미나토, 선후배라는 관계에서 시작된 이들의 인연은, 순수하면서도 확신에 찬 감정으로 서로를 끌어당겼다.졸업 후,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따라 도쿄로 떠난 ..

음악은 때로 말보다 강하게 마음을 울린다. 그러나 마음이 닿지 않는다면, 그 노래는 과연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극장판 프로젝트 세카이: 부서진 세카이와 전해지지 않는 미쿠의 노래〉는 그 단순하지만 중요한 질문에서 시작된다. 단순한 음악 애니메이션이 아니다. 이 영화는 ‘전한다는 것’의 의미를, 그리고 우리가 왜 누군가의 노래에 울고, 왜 누군가에게 노래를 건네고 싶어지는지를 묻는다.이야기의 시작, 닿지 않는 노래어느 날, 음반 가게에서 낯선 목소리를 들은 한 소녀 ‘호시노 이치카’. 그녀는 모니터 속 낯선 하츠네 미쿠를 향해 속으로 외친다. “미쿠?!” 그러자 놀란 듯 미쿠가 화면 너머로 그녀를 바라보지만, 곧 사라진다.이후 거리 공연을 마친 이치카의 휴대폰 속에, 쓸쓸히 고개를 떨군 미쿠가 다시 나..

낮에는 모습을 감추고, 밤이 되면 비로소 살아 숨 쉬는 소녀.영화 〈태양의 노래〉는 햇빛을 볼 수 없는 희귀 질환을 가진 ‘미솔’과 그녀의 삶에 불쑥 들어온 ‘과일 청년’ 민준이 만들어내는 한밤의 로맨스이자 음악으로 이어진 성장기입니다.사랑을 망설이던 소녀와, 누군가를 통해 처음으로 '기다림'이라는 감정을 배우는 청년. 서로가 서로에게 ‘태양이 아닌 빛’이 되어주는 이야기는 잔잔하게, 그러나 가슴 깊이 파고듭니다.낮에는 숨어야 하는 삶, 그러나 노래만큼은 포기하지 못했다정지소가 연기한 ‘미솔’은 햇빛에 노출되면 생명까지 위험해지는 X.P.(색소성건피증)을 앓고 있습니다. 그녀의 하루는 철저히 낮을 피해, 밤에만 살아 움직이며 조용히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시작됩니다.한때는 음악을 향한 꿈이 있었지만, 현실..

가난한 시골, 다복하지만 버거운 가정, 그리고 언제나 조용히 주변의 공기처럼 지내던 소녀 ‘코오트’. 영화 〈말없는 소녀(The Quiet Girl)〉는 큰 사건 없이도 관객의 마음을 울리는 조용한 감정의 파도 같은 영화다. 말이 없고, 감정 표현이 서툴던 한 아이가 처음으로 사랑받고 있다는 감정을 느끼게 되는 여름. 그 짧은 시간은, 아이의 인생을 조용히 그리고 완전히 바꿔놓는다.‘조용한 아이’의 여름, 낯선 집으로주인공 ‘코오트’는 다자녀 가정에서 자란 소녀다. 가정 형편은 어려웠고, 다가오는 출산을 앞둔 엄마는 더 이상 코오트를 돌볼 수 없다. 그렇게 여름 동안, 낯선 친척 부부의 집으로 보내지게 된 코오트.아일랜드의 목장 한가운데에서 살아가는 에이블린과 션 부부는 말수가 적고 조용한 아이를 따뜻하..

“믿을 수 없기에, 더욱 아름다웠다.” 영화 〈빅 피쉬〉는 단순한 판타지도, 단순한 가족영화도 아니다. 이 작품은 허풍이라는 껍질 속에 진짜 삶의 의미와 사랑의 본질을 담아낸 이야기다. 죽음을 앞둔 아버지와 그를 이해하지 못한 아들의 갈등, 그리고 그 사이를 잇는 건 다름 아닌 '이야기'다.혹자는 이 영화를 동화라 말하고, 또 누군가는 인생 그 자체라 말한다. 어떤 시선으로 보든 분명한 건, 이 영화는 끝내 울게 만들고, 다시 미소 짓게 만든다는 것이다.“아버지는 언제나 허풍쟁이였다”주인공 ‘윌’은 아버지 ‘에드워드 블룸’의 끊임없는 모험담에 지쳐버렸다. 어릴 적엔 재미있었지만, 커갈수록 그 모든 이야기가 현실에서 도망친 환상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아버지와의 관계는 점점 멀어지고, 심지어 결혼식에서도 진..